제목 : 우선순위
오늘은 동아리 스터디 대신 선배들이 8기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주셨다. 7기 선배들의 프로젝드 발표와 대선배님들의 SQL injection 기초, 리버싱 기초, 포렌식, 정보 보안의 길에 대해 발표 해주셨다.
솔직히 오늘 들은 내용 중 대부분이 모르는 내용이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신 선배들을 보고 내년에 내가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런 발표를 듣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 발표에 대한 내용을 어느정도 이해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부러웠다. 나는 질문할 내용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대선배님들의 발표는 흥미롭고 멋있었다. 시연 영상들을 볼 때 신기하고 빨리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리버싱이나 포렌식이나 SQL injection은 지금 내가 배웠던 내용들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사실 과제를 해도 그 내용에 대해 완벽히 숙지한 것이 아니라 앞길이 막막했다.
마지막으로 졸업하신 선배가 졸업 후에 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나는 보안 관제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세미나를 들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저번 신한 시큐어 토크 콘서트에서 처음 들어봤던 보안 컨설팅 전문가를 처음 들어봤었는데 오늘도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침해 사고 대응 전문가가 더 기억에 남는다. 침해 사고 대응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다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또 막막했다.
이런 기분을 동아리 회장님께 말씀 드렸더니 회장님은 동방에 와서 공부하라고 했다. 저번에 용기내서 갔었는데 그 때 분위기가 무섭고 약간 우중충한 느낌이어서 그 이후로 안갔었다. 하지만 계속 뒤쳐진다면 가야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발표를 해주신 선배님은 과제를 열심히 하라고 했다. 사실 난 요새 과제를 밀렸지만 방학 때 계획했던 백준 문제를 푸느라 과제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찔렸다. 주말동안 과제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애슐리에 가서 밥을 먹었다. 배부르게 먹었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적었다. 두 번 갔다 오니까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다 먹고 바로 집에 와서 우진이가 추천해준 백준 문제를 풀고 있었다. 그 전에 풀던 문제는 생각이 나지 않아서 잠시 접어두었다.
그러던 중 선배가 해준 말이 조금 씁쓸했다. 선배는 지금 동아리 과제도 제대로 안하는데 왜 백준 문제만 풀고 있냐고 말해줬다. 지금 동아리에서는 웹을 공부하고 있는데 백준은 C언어 코딩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웹을 공부하는 게 맞다. 심지어 과제도 못따라가고 있으니 선배 입장에선 답답해 보였을 것 같다. 선배는 수학 시간에 영어 공부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일단 과제를 다하고 남는 시간에 백준을 하라고 해줬다. 방학 때 열심히 하려고 백준 문제를 풀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 조금 아팠다. 근데 다 맞는 말이다.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다른 선배는 백준은 C언어 실력을 늘리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 실력을 늘리는 거라고 했다. C언어 실력을 늘리려면 동아리에서 했던 과제 조사를 더 깊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두 선배 모두 동아리 과제를 우선순위로 두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이 있는건데 난 그걸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백준 문제를 같이 풀기로 했던 친구들에게 당분간 문제를 안푼다고 했다. 하루에 한 문제씩 풀기로 했었는데 난 1문제 밖에 풀지 못했다. 3일 동안 백준 문제에만 시간을 투자했는데 1문제 밖에 풀지 못했다. 그런데 같이 하기로 한 친구들은 굉장히 잘한다. 그냥 뚝딱뚝딱 잘한다. 그리고 내가 아직까지도 못푼 문제를 선배는 2시간도 안걸려서 풀었다. 1시간도 안걸렸나... 그래서 더 우울하고 나한테 짜증났다. 해도 안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근데 친구들이 일주일에 2문제만 푸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봐줬다. 그 정도면 동아리 과제와 병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동아리 과제를 끝내야겠다.
그래서 오늘은 웹을 공부하다가 자려고 했는데 선배한테 질문을 했더니 선배가 프로그램과 프로세스의 차이점에 대해 피피티를 만들어서 아침 9시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일단 그걸 먼저 해야할 것 같다.
학점이 나오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제일 못하는 것 같다. 요즘 굉장히 우울했다. 근데 일단은 내가 해야할 공부 열심히 하고 내가 못하는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문제 같이 풀기로 한 친구들은 지금 문제를 다 풀고 뜨거운 형제들을 보며 즐거워한다. 나도 보고 와서 마저 공부해야겠다.